엔론 분식회계 잡아낸 벤포드 법칙, 숫자의 비밀
이번 글에서는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한때 미국의 7대 기업에 속했던 천연가스 에너지 업체 엔론의 분식회계를 찾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널리 알려진 법칙인 벤포드 법칙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벤포드 법칙
물리학자 프랭크 벤포드(1883년 ~ 1948년)는 미국 도시들의 인구 기록표, 강 335개의 넓이, 물리학 상수 104가지, 분자 중량 1800개, 5000개의 수학책 등 총 20개 분야의 숫자들 중에서 무작위로 숫자를 뽑아 분석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수들의 첫 번째 자리 숫자는 1에서 9까지의 숫자들이 약 11%의 동일한 비율로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숫자가 낮을수록 첫 번째 자리에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는 특별한 규칙을 발견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벤포드 법칙입니다.
1로 시작하는 숫자는 전체의 30.1%로 가장 높았고, 2로 시작하는 숫자는 17.6%, 3은 12.5%, 4는 9.7%, 5는 7.9%, 6은 6.7%, 7은 5.8%, 8은 5.1%, 9는 4.6%로 가장 낮았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자료의 숫자들은 일정한 비율로, 즉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벤포드 법칙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일정한 속도로 자라는 나무를 가정하고 초기 높이를 1이라고 하면, 높이가 2로, 즉 2배가 자랄 때까지 걸리는 시간보다 높이가 2에서 3으로, 1.5배로 자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게 됩니다.
3에서 4로 1.33배 자라는 데 걸리는 시간은 더 짧아지고, 이와 같이 나무는 높이가 낮은 상태에서 머무는 시간이 가장 길고 높아질수록 머무는 시간이 점점 더 짧아지게 됩니다.
이것을 상용로그 식으로 정리한 것이 벤포드 법칙입니다. 그 뒤로도 수많은 학자들이 사회, 경제 모든 분야의 숫자들에 대해서 분석하였고 벤포드 법칙을 따른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가장 특이할 만한 사건은 미국의 대표적인 에너지 회사였던 엔론의 회계부정 사실도 바로 이 벤포드 법칙에 의해 발견되었다는 사실인데, 인위적으로 회계 숫자를 일정 비율로 조작하다 보니 벤포드 법칙에 위배된 숫자들이 많아지면서 결국 꼬리를 잡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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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포드 법칙 |
벤포드 법칙의 교훈
우리가 사용하는 숫자들이 대부분 균일하게 선형적으로 증가한다는 가정으로 시작하여, 첫 번째 자리에 오는 숫자는 전혀 균등하지 않은 비율이라는 결과를 얻은 벤포드 법칙이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물리적 시각으로 세상을 분석해 보면 결코 선형적이지 않습니다.
자주 인용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또는 감소한다는 표현만 보아도, 다차 함수나 지수함수적으로 비선형으로 변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00을 투입해도 1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고, 1000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인과관계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진리에 접근해 가는 것이 바로 과학인 것입니다.
파산한 미국의 에너지 기업 엔론의 실수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인간들의 천편일률적이고 단순한 논리로 세상을 설명하기에는 너무도 복잡하고 다양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앞에서 예를 들었던 일정하게 자라는 나무의 높이를 생각한다면, 어떤 일을 시작한다는 것의 비중은 전체 과정에 대한 수학적 균등 비율보다 크다는 벤포드 법칙을 우리의 선인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바로 오늘 이 시간, 의미 있는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 벤포드 법칙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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